앞쪽은 영업 중인 작은 가게이고 뒤쪽에는 전력, 보안과 유지보수 설비가 드러나 있다.
AI 인사이트

바이브 코딩의 진짜 시작은 배포 후다

AI는 서비스를 만드는 시간을 줄여줬지만, 서비스를 계속 운영하고 책임지는 일까지 없애주지는 않았다. 바이브 코딩으로 만든 결과가 실제 프로덕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생각해봤다.

Cloudflare와 Vercel에 대한 글을 쓰면서 마지막에는 늘 비슷한 문장을 넣었다.

“이제 Codex에게 '해줘'라고 합시다.”

그때는 글을 끝내기 위한 문장이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배포는 끝이 아니라 시작에 가까웠다.

AI에게 서비스를 만들어달라고 하면 생각보다 빠르게 결과물이 나온다. 화면을 만들고, 버튼을 연결하고, 데이터베이스를 붙이고,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까지 이제는 혼자서도 시도해볼 수 있다. 여태 개발자를 찾아야만 시작할 수 있었던 사람들에게 서비스 제작의 문턱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그럼 서비스가 인터넷에 열렸다면 프로덕트가 완성된 걸까?

만드는 것과 운영하는 것은 다르다

요즘IT에 소개된 「990원이 찍혔다: 바이브 코딩이 유료 서비스가 되기까지」라는 글이 있다. 글쓴이는 아이디어부터 웹 제작까지 서비스를 3일 만에 만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990원을 받으려고 하자 결제 심사, 개인정보 처리방침, 환불 정책, 보안과 장애 복구 같은 문제가 나타났다.

코드로 결제창을 띄우는 일과 실제로 돈을 받는 일은 달랐다.

무료 서비스에서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불편으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결제한 사용자에게 결과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환불과 신뢰의 문제가 된다. 사용자 데이터를 받는 순간에는 그 데이터를 누가 볼 수 있는지, 언제 삭제하는지, 유출되지는 않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서비스를 만드는 시간은 줄었지만 서비스를 책임지는 일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다.

GeekNews의 「AI가 재작성 비용을 낮추면 기술 부채는 사라질까」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다룬다. AI가 코드를 다시 작성하는 비용을 줄이더라도 기술 부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기존 동작을 검증하고 사라진 의도를 복원하는 비용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코드를 만드는 비용이 줄어든 만큼 더 많은 코드를 만들 수는 있다. 다만 만들어진 코드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기존 기능을 망가뜨리지는 않았는지, 앞으로도 관리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확인해야 한다.

배포 이후에 시작되는 질문들

Cloudflare는 서비스 앞에서 비정상적인 접근을 막아줄 수 있고, Vercel은 코드를 인터넷에 배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관리자 페이지에 들어갈 수 있는지, 비밀키가 노출되지는 않았는지, 데이터가 잘못 삭제됐을 때 어떻게 되돌릴지는 대신 결정해주지 않는다.

사용자가 늘어나면 비용도 달라진다. AI API를 붙였다면 질문이 들어올 때마다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누군가 같은 요청을 반복하면 예상하지 못한 금액이 청구될 수도 있다. 장애가 발생하면 어떤 오류가 있었는지 확인할 기록도 필요하다.

결국 배포 이후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서비스가 실패하면 사용자는 어떤 화면을 보게 되는가?
  • 결제나 데이터 저장이 중간에 실패하면 어떻게 복구하는가?
  • 누가 관리자 기능과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가?
  • 비용이 예상보다 커졌을 때 서비스를 멈추거나 제한할 수 있는가?
  •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누가, 어떻게 알게 되는가?

이 질문에 전부 답한 뒤에야 서비스를 공개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개인 프로젝트와 초기 실험에서 모든 운영 체계를 완벽하게 갖추는 것은 오히려 과할 수 있다.

다만 무엇을 아직 준비하지 못했는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 모르고 열어둔 것과, 위험을 알고 범위를 제한한 것은 다르다.

완료의 기준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바이브 코딩을 하다 보면 기능이 화면에서 작동하는 순간 일이 끝났다고 느끼기 쉽다. 로그인되고, 버튼이 눌리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일단 완성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프로덕트에서 완료는 단순히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패했을 때 다시 돌아올 수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확인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맡긴 정보와 돈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이전에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 자체가 가장 어려웠다. 이제는 만드는 일이 쉬워진 만큼, 무엇을 운영 가능한 상태라고 부를지가 더 중요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배포는 끝이 아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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