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를 맞이하면서 그럼 앞으로 PM이라는 직군은 어떻게 달라질까를 생각해봤다. PM의 정의부터 회사가 원하는 PM, 그리고 실무에서의 PM까지 살펴본 뒤 앞으로 무엇이 달라질지 조금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고자 이 글을 썼다.
Product Manager는 어떻게 정의되는가
Product Manager는 이름 그대로 제품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다만 여기서 관리한다는 것은 일정과 요구사항만 챙긴다는 의미는 아니다. 제품의 비전과 목표, 전략을 세우고 고객과 비즈니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여러 이해관계자와 협력하는 역할에 가깝다.
SAFe에서는 Product Management를 고객이 원하고, 사업적으로 성립하며, 기술적으로 만들 수 있고, 지속해서 운영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정의하고 개발을 지원하는 기능으로 설명하며, 다음과 같다.
- 제품 전략과 비전, 로드맵을 고객의 요구사항과 비즈니스 목표에 맞춘다.
- System Architect, Release Train Engineer, Business Owner 등과 함께 애자일 릴리스 트레인(ART)을 이끈다.
- ART Backlog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여러 팀과 협력해 시장에 필요한 가치를 출시한다.
여기서 ART는 여러 애자일 팀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움직이는 운영 단위라고 이해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SAFe의 Product Management 설명에서 확인할 수 있다.
PM의 필독서라고 할 수 있는 '인스파이어드'의 저자 마티 케이건은 제품을 만드는 일을 Discovery와 Delivery로 나눈다.
Discovery에서는 사용자가 이 문제를 실제로 얼마나 자주 겪고 있는지, 해결할 가치가 있는 문제인지, 어떤 솔루션을 제시해야 고객과 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확인한다. 시장 조사와 잠재 고객 인터뷰, 데이터 분석, 프로토타입 검증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Delivery는 발견한 솔루션을 실제 제품으로 만들고,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일이다.
역할을 나누어 보면 Discovery는 PM, Delivery는 PO의 역할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구조로 보면 PM이 제품의 전체 방향과 전략을 맡고, 그 아래 여러 PO가 각 팀의 Backlog와 Delivery를 관리하는 형태다. SAFe에서도 Product Management는 ART 수준의 전략과 비전, 로드맵을 담당하고, 각 Agile Team에는 PO가 있어 팀 백로그를 관리하고 실제 구현이 제품 전략과 맞물려 돌아가도록 연결한다. Product Management와 Product Owner 설명에서 이 역할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위의 정의와 한국에서 사용하는 PM, PO, 서비스 기획자의 의미는 많이 다르다. 회사마다 같은 이름으로 전혀 다른 일을 맡기기도 하고, 서로 다른 이름으로 비슷한 일을 맡기기도 한다.
결국 내가 해석한 것은 명칭보다 다음 질문에 답하는 사람이 PM이라는 것이다.
어떤 문제를 풀 것인가? 어떤 솔루션으로 해결할 것인가? 각 이해관계자와 어떻게 협업하고, 어떤 task로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
결국 이 질문들에 답하고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될 때까지 끝맺는 사람이 Product Manager라고 정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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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duct Manager vs. Product Owner Revisited
- Discovery–Deliv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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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트 매니저와 프로덕트 오너는 무엇이 다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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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원하는 PM과 실무에서의 PM
PM의 여러 채용 공고를 보면 가장 대표적인 단어는 ‘문제 해결 능력’, ‘데이터 드리븐’, ‘커뮤니케이션’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저 세 가지다. 그중에서도 내가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과 책임감이다.
내가 아무리 뛰어나도 데이터 분석가보다 데이터를 잘 이해한다고 말하기 어렵고, 디자이너보다 감각이 좋다고 자신하기도 어렵다. 엔지니어, 디자이너, 비즈니스 전략가, 법무, 보안 등 이들의 전문 지식을 모두 습득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오히려 그들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고 협력을 이끌어내며, 프로덕트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PM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즉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서로 잘 소통할 수 있도록 이끌고, 데이터 분석가의 레포트를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며, 법무와 보안의 리스크가 제품에 반영되도록 만드는 것. 내가 생각하는 PM은 이 과정의 총 책임자에 가깝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맞물려 돌아가도록 만드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다.
여기서 내가 생각하는 훨씬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다.
각 분야의 사람들과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 그들의 언어를 공부하고, 필요한 순간에 의사 결정을 내리며, 일이 중간에 멈추지 않도록 끝맺는 것. 이것이 프로덕트 매니저로서의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커뮤니케이션이 뛰어나도 책임감이 없으면 프로덕트는 어떻게든 흘러가기만 한다. 책임감이 없으면 결국 프로덕트가 터진다.
AI 시대의 PM 역할은?
마티 케이건은 기술 산업 분석가 베네딕트 에반스의 글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AI 시대의 Product 역할을 다시 설명했다. 그 내용을 내가 이해한 방식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많은 사람이 불편함을 느끼고 해결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는 있지만, 그 뒤에 숨은 근본적인 문제까지 발견하는 것은 다른 능력이다.
- 도구를 잘 사용하는 것과 좋은 도구를 만드는 것은 다르다.
-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솔루션을 찾는 데서 끝나지 않고, 영업·마케팅·재무·법무·보안 등 회사 전체와 맞물려 돌아갈 수 있는지도 이해해야 한다.
케이건은 이를 각각 문제 발견, 솔루션의 가치, 비즈니스의 실행 가능성과 연결해 설명한다. 자세한 내용은 A Fresh Definition of the Product Role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위에서 정의한 것과 크게 달라진 바는 없다고 생각한다. AI가 등장했다고 해서 PM의 역할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역량 면에서는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AI는 소프트웨어든 제품이든 더 많은 곳에 사용될 것이다. 그렇다면 PM도 AI가 어디에 사용됐고 어떤 결과를 만들며,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여태 기술적인 이해가 부족해도 PM이라고 일하는 사람들을 봤고, 배울려고 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많이 봤다. 앞으로는 그런 사람들이 더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꾸준히 트렌드를 공부하고, 기술과 각 직군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결국 웃음을 짓고 있지 않을까.
도구를 사용하는 문턱이 낮아질수록 도구를 다룰 줄 안다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되기 어렵다.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판단하고, 사람들을 움직이며, 제품이 끝까지 만들어지도록 책임지는 사람이어야 한다.
AI 시대에는 IT의 모든 직군에서 문턱이 낮아졌다. 우리 문턱이라고 안 낮아졌겠는가.
